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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광주매일신문] [김종률의 문화 너머]문화행정의 두 가치... ‘균형’과 ‘효율’

작성일2016-12-01

작성자 관 * 자

조회 321

광주문화재단에 처음 왔을 때,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필자 역시 여러 가지 펼쳐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 광주에서 대부분의 학창생활을 보냈지만 군대시절을 포함하면 얼추 33년 고향을 떠나 살았다. 그 대부분을 민간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특히 글로벌 음악회사인 소니 뮤직에서 14년 동안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경영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분야의 많은 국내외 기업들(공·사기업)과 교류를 했고 그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광주문화재단에 왔을 때 나름 자신이 있었고 그에 따른 위시리스트(Wish-list)가 있었다. 물론 조직차원에서 위로는 대표이사가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대표이사와의 조율과정이 있으나 그것이 위시리스트를 실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주지는 않았다.

필자의 이런 계획들은 첫 달부터 어려움과 맞닥뜨렸다. 추진하고자 계획했던 바와 기대했던 주요 사안들이 상당부분 먹혀들지 않았다. 특히 이 계획들을 팔 걷어 부치고 앞장서서 실행해야 할 간부들부터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이것은 점잖은 표현이고 아예 반발했다고 하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서운했다. 아니 낙심했고 절망했다. 도저히 그들의 행보가 이해되지 않았다. 물론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면 일정 부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는 잘 안다. 그러나 느낌으로는 그런 종류의 비토가 아니었다. 뭔가 본질적으로 필자가 의도하는 바가 전혀 이해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었다. ‘이건 뭐지?’하는 갑갑함이 엄습해왔다.

그렇게 1년이 그럭저럭 지나갔다. 그러는 동안 문득 깨달은 바가 있었다. 상당 부분의 계획에서 그들과 필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게 됐다. 마치 그들이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생각됐다. 아니 그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치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필자는 지난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적자생존’의 처절한 경쟁 속에서 ‘목표달성’이 최우선의 가치라는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어떤 어려움이 줘지더라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Get the job done)이 미덕이라고 훈련돼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간부들 대부분은 공무원 생활을 했거나 예술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정년이 보장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보는 세상은 천천히 그리고 멀리 보면서 가자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 있었다. 비록 능력이 좀 떨어지는 직원이 있다하더라도 조금 손해 보면서 같이 가자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모두가 선배, 후배, 형님, 동생으로 밀접하게 얽혀있는 광주라는 지역사회의 특징들이 결합돼 이런 차이는 더 크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를 파악하지 못한 필자로서는 당연히 이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필자는 올해 초부터 이 간극을 메우는 계획을 세우고 또한 실행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누구나 잘 알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는 ‘소통’(나 혼자만이 아닌 상대방도 인정하는 소통)을 통해서다.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필자의 가치만이 옳다고 생각지 않는다. 더불어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하면 최근에 직면하게 된 고민은 균형(안정)과 효율(혁신)이라는, 어찌 보면 상반된 가치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섞을 것이냐는 것이다. 균형이 가지고 있는 느슨함과 대충대충, 효율이 가지고 있는 조급함과 삭막함이라는 단점들을 없애고 장점만을 모으는 지혜를 위해 오늘도 고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 고민의 끝자락에서 광주문화재단의 새로운 조직문화가 일신되고 광주 문화계의 발전되고 번영된 모습이 태어나리라 기대한다. 꼭 그렇게 될 것이다.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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