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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모노드라마 '애꾸눈 광대' _ 김영순 시민문화팀장

작성일2014-06-17

작성자 관 * 자

조회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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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div> <div> </div> <div>모노드라마 ‘애꾸눈 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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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순 _  광주문화재단 시민문화팀장

광주의 5월을 담아낸 공연물이 여느 때보다도 풍성하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자전적 1인극 ‘애꾸눈 광대’를 비롯해 뮤지컬 ‘빛골아리랑’ 그리고 연극 ‘푸르른 날에’ 등이 그것이다. 각자 개성을 잔뜩 묻힌 채 오월을 이야기 하고 노래하며 묘사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가슴 뭉클하지 않은 것이 없다.
5월을 떠올리면 괜히 가슴이 먹먹하고 무겁다. 그게 우리가 오월을 대하는 자세이고 마음가짐이었다. 살아남은 자로서의 부채의식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모두에게 전이돼 숙연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 무거움 때문에 아예 고개를 돌리며 외면한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아무튼 그 무거움은 때로 답답함으로 그리고 아예 잊고 살게 하는 요소로 보이지 않게 작용해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오월을 새롭게 얘기하다
이제 달라지고 있다. 무거움을 무거움으로만 표현하지 않는다. 연극 ‘푸르른 날에’가 그랬다. 그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그렇게 유쾌 경쾌 발랄하게 이끌어 가는지. 개그 코드를 집어넣은 극의 방식이 5월에 대한 진중함을 걷어냈으되 5월이 갖는 주제의식을 전혀 손상시키지 않은채 각인시켜주는, 놀라운 전달력을 보여주었다.
뮤지컬 ‘빛골 아리랑’도 마찬가지. 노래와 음악을 곁들여 극의 흐름을 지루함없이 따라가게 함으로써 5월의 정신을 온전히 관람객들의 가슴에 새겨넣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애꾸눈 광대’다. 광주의 5월을 온몸으로 관통해온 이지현씨가 여러 가지 장치를 활용하고 도입해 재미를 선사하면서 5월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거기엔 가슴을 짓이기는 아픔과 슬픔이 도사리고 있다. 더구나 그 고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간간히 보여주는 여러 가지 매체는 극을 너무 무겁지 않게 이끌어가며 극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장치로 톡톡히 역할을 한다. 그 장치는 바로 판소리, 마술, 성대모사이며 때로는 어줍잖은 춤이기도 하다.
이지현씨는 전문 연극배우가 아니다. 그러나 그가 무대에 설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은 존재한다. 바로 광주의 오월이다.

80년 오월, 공포 속에서 도망나와 살아남은 자로서 평생 안고 가는 고통을 그는 풀어내야만 했다. 위령제이기도 하고 추모제이기도 하며 또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날의 축복 기원제이기도 하다.
그리곤 십 수년 넘게 그의 방식으로 오월을 알려왔다. 학교도 쫓아다녔고 복지관도, 경로당도 때에 따라서 기관 및 시설도 찾아다녔다. 그리고 그의 언어로 5월을 풀어놓았다. 이 무거운 주제를 어찌하랴 싶어 마술을 배워 중간 중간 끼워 넣었고 또 판소리도 배웠으며 잘 되지도 않은 성대모사도 해보았다.
막무가내로 5월을 이야기하면 그 누구도 귀를 기울여지주지 않을 거라는 부담감을 덜기 위해 재능없는 자신을 탓하며 여러 가지 재주를 익히고 또 익혀 광주 오월의 진상 알리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다가 연출가 신동호씨를 만나 연극적 요소를 더 집어넣었고 2013년부턴 광주문화재단 5월 상설공연으로 거듭 태어나게 됐다.
 
어설픔속에 진실 묻어나
여전히 그의 무대는 전문 연극인이 펼치는 세련된 맛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그가 쏟아놓는 어줍잖은 재능 쇼 사이 사이에 우리에게 던지는 5월 정신은 3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오월이 얼마나 큰 상처로 우리에게 남아있고 아직도 풀어내야 할 숙제인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어설픈 연기여서 불편하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 어설픔이 오히려 광주 오월의 진실을 꾸밈없이 알리며 진정성을 온전히 보전하는 메타포임을 알아야 한다. 전문연극인의 흉내가 없는 것이 오히려 80년 광주 오월의 맨살과 만나게 하는 통로다. 애꾸눈 광대는 올핸 10월까지 둘째 넷째 수요일 오후7시30분 광주빛고을아트스페이스 소공연장 무대에 올려진다.
 
<2014.6.17(화) 전남매일 화요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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