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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특별기고]광주의 특권-컬처버시아드로 가자

작성일2015-06-11

작성자 관 * 자

조회 825

특별기고-광주의 특권-컬처버시아드’로 가자

입력시간 : 2015. 06.11. 00:00



서영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광주는 애잔한 도시다. 35주년을 맞은 5·18은 올해도 답답한 뒤끝을 남겼다. ‘광주의 상처’는 누가, 언제, 어떻게 아물게 할 것인가.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갈수록 덧나게 생겼다. 아니 덧나게 전체가 문드러지게 하려는 ‘전략’이 있지 않느냐는 의심마저 든다. 속고만 살아와서 일까?

최근의 5·18갈등 중심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있다. 유족들이 추모식에서 부르던 이 노래는 2003년부터 정부주관 기념식에서 ‘제창’됐는데 2009년 식전행사로 밀렸고 결국 ‘합창’으로 바꿔 소란이 시작됐다. 정부가 긁어 부스럼 낸 것이다. 10년 전에 만들어진 노래가 10년 후 북한에서 만든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것까지 트집 잡는 모습이 우습기 짝이 없다. 요즘 유행하는 개콘 “그건 나는 모르겠고~”가 떠오른다.

올해 광주는 도시로 탄생한 이래 최대의 기회를 맞았다. 이른바 ‘골든타임’이다. 목을 매던 KTX광주~서울선이 개통됐고, 이제 곧 광주유니버시아드가 열린다. 청년들의 도시-광주에 세계 170여국 2만여 대학생이 모여 힘과 슬기를 겨루며 ‘우정의 탑’을 쌓을 것이다.

가을엔 말도 많고 사연도 많은 ‘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한다. 그리고 10월엔 21세기 문화를 견인하는 ‘세계디자인비엔날레’와 디자인 총회가 열린다. 내로라하는 세계의 유명디자이너들이 대거 몰려 올 것이다. 이런 기회가 한꺼번에 소문내며 찾아오는 일은 도시개발사를 봐도 드물다. 꽃놀이패인 것이다.

그런데 ‘광주’는 한가롭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만 기회는 위기를 꼬리에 달고 다닌다. 사실 유니버시아드는 대중의 인기가 약하다. 더구나 ‘올림픽까지 치른 나라에서 U대회 가지고…’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서울올림픽은 국가가 치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도시역량도 광주는 예나지금이나 서울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다.

광주는 ‘청년의 도시’라는데 착안해야 한다.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은 물론 4·19혁명 또한 광주학생들이 전국에서 맨 처음 봉기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도 당연히 청년들이 중심이 돼서 이끌어 낸 것 아닌가. 청년의 도시에서 세계청년들의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이들을 환영하고 격려하고 응원하여 광주의 자긍심을 끌어 올리고 세계에 ‘광주정신과 문화’를 알리는 것은 모든 시민들의 몫이어야 한다.

유니버시아드는 흑자내기 어려운 행사다. 그렇다면 이 행사를 통한 부대효과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체육행사는 행사자체수입보다 SOC확충, 도시홍보, 이미지특화 등을 통해 관광·수출·컨벤션 산업 등의 부대효과를 노린다. 세계의 수많은 도시가운데 ‘도시이름’을 각인시키는 것만으로도 ‘도시브랜드’를 높이는 효과는 크다. 그러한 전략 중 가장 중요하게 활용하는 것이 ‘문화’다.

지난 2008년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은 스포츠에 쏟는 열정이상으로 중국의 문화소개에 공을 들였다. 중국의 힘을 역사와 문화로 세계에 발신한 것이다. ‘올림피아드’를 ‘컬처피아드(Art+Olympiad)’로 승화시켰다는 칭찬도 받는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앵글로 색슨’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한 행사였다. 오는 2020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 올림픽을 치르게 된 도쿄는 ‘베이징’과 ‘런던’에 충격을 받고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64년 제18회 올림픽을 치른 도쿄, 아니 일본은 이 올림픽유치 후 국민의식과 생활개혁운동을 대대적으로 폈다. 일본화장실은 ‘떨어진 밥알도 주워 먹을 정도’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이때가 기점이다. 일본은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숙박시설 건설에 나섰고 공기(工期)를 맞추기 취해 ‘조립식 공법’을 개발해 냈다. 호텔과 주택 화장실 등을 통째 들어앉히는 공법도 이때 개발됐다.

그런 도쿄가, 아니 일본전체가 지금은 다가오는 올림픽을 일본민족의 우수성과 문화의 탁월함을 지구촌에 과시하기 위해 총동원하고 있다. 문화의 세기에 문화로 국가브랜드를 높이고자 함이다. 2020년은 앞으로도 5년이나 남았는데.

광주유니버시아드는 담당자들의 준비는 잘 해왔다. 메르스공포도 현재까지 잘 막아내고 있다. 그런데 시민들의 U대회 관심은 좀 허전하다. ‘막판 스퍼트’에 강한 주민성은 있지만 광주를 찾는 세계의 청년들에게 광주의 진면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광주의 문화-음식·전통예술·정신까지 이방인들을 감동시킬 자료는 많다. 문제는 의지다. ‘애잔한 광주’를 시민정신과 지역문화로 포장해 긍지와 희망의 도시로 만들어 내야 한다. 청년도시-광주의 특권이고 후손들에 대한 책무이기도 하다.


무등일보 zmd@chol.com


<2015. 6. 11.(목) 무등일보-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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