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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올해도 변함없이 '불편한 오월-광주'

작성일2015-05-26

작성자 관 * 자

조회 953

올해도 변함없이 ‘불편한 오월-광주’


서영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벌써 35년의 세월이 흘렀다. 역사는 전진 후퇴를 거듭하면서 앞으로 나간다고는 하지만 벌써 수년째 이 나라 민주주의는 혼란스럽다. 나라 안팎으로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우리들의 민주주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것인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뭐가 어쨌다고 백성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갈라놓는지 모르겠다. 납득이 안 된다. 이를 가지고 대응하는 ‘광주’의 모습도 답답하다. 세월은 변하고 있는데 시민사회의 의식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 점이 답답하다.

‘임~’은 5·18기념식에서 매년 제창해 오던 것을 MB정권 때 ‘합창’토록 해 현재의 혼란을 불렀다. 이 때문에 지난해도, 더 앞의 지난해에도 5·18기념식은 시끄러웠고 올해도 ‘변함없이’ 두 동강이 났다. 불행이다. 광주만의 불행이 아니라 나라의 불행이다. 이를 획책하고 즐기고 이용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의심마저 생긴다.

정부 일각과 ‘일베’를 비롯한 극우보수 쪽은 ‘임~’은 북한 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실렸고, 가사 속 ‘임’과 ‘새날’의 의미가 수상하고, 왜 손으로 반동(反動)하며 부르는가…등등의 이유로 제창을 거부한다. 생뚱맞다. 불순하면 아예 금지를 하지. 군부독재시절 ‘동백아가씨’나 ‘아침이슬’을 못 부르게 했던 논리와 뭐가 다른가. 반동동작은 군가를 부를 때도 한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광주’도 안타깝다.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라’는 지피지기(知彼知己)다. 그러면 백전불태(百戰不殆)-‘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하지 않던가. 가당치 않은 이유로 제창을 못하게 하는 것은 고도의 전술이란 ‘루머’도 있다. 호남과 타 지역과의 분리-선거 전략이라는 것이다. 정치란 원래 국민통합이 목적이다. 그런데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를 역사에서 봐오기도 했다.

손자병법에 득어망전(得魚忘箭)이 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통발을 잊어라. 바꿔 말해 기존의 수단과 기술을 버려야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의미다. 발상의 전환을 말한다.

광주의 진정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계층, 정책의 중립성·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민들을 애써 외면하는 당국의 태도에 종전 방식대로 항의하고, 거부하고, 함께 등을 돌리며 평행선을 달리는 것으로 얻을 것은 없다. 불신과 왜곡만 부른다. 이러한 전략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지난 17일 한 TV토론에서 진행한 ‘젊은이들이 본 5·18’에서도 확인됐다. 35세를 전후한 그들은 5·18의 진상도 잘 몰랐고, 의식도 달랐다.

고기를 잡으려면 통발-그물을 없애야 한다. ‘고래’를 그물로 잡는가? 부전이승(不戰而勝)-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전략이다. 그렇다면 지피지기가 첫걸음이어야 한다. 광주·광주사람들-특히 호남지역의 리더와 오피니언 그룹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광주에서 생활하며 광주발전에 역할을 하고 있는 타 지역 출신 지도자와 최근 술잔을 나눴다. 전라도·전라도사람들이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첫째, 이 지역 사람들은 남의 일에 관심이 많고 간섭이 심하다. 둘째, 끼리끼리 문화가 강해 외부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제 할 일, 제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남의 제사상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배려나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부족하다는 해석도 된다. ‘탈무드’에 나오는 ‘맹인의 등불’처럼 배려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배려는 ‘광주정신’이다.

그 기관장의 말을 들으면서 ‘영남은 정부의 지역개발예산을 먼저 확보하고 서로 상의해 사업자를 결정하는데, 호남은 업자끼리 서로 다퉈 결국 사업마저 취소되는 일이 많았다’는 DJ시절의 일화가 오버랩 됐다. 또 지난봄 지역예술계 책임자를 뽑는 자리에서 광주·전북에서 모두 일한 심사위원이 “전주는 결정전엔 시끄러워도 결정되면 조용한데, 광주 쪽은 결정전에도 시끄럽고 결정이 되면 더 시끄럽더라”며 웃던 말도 떠올랐다.

이 지역은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내가 아니면 아니다’ ‘칭찬에 궁색하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반박하고 싶어도 상당부분 맞다. 이제 생각을 바꾸고 방식도 바꿔야 한다.

올해 5·18행사 주제는 ‘민주를 인양하라, 통일을 노래하라’다. 물에 빠진 민주주의를 건져내고 통일의 길로 나서려면 새로운 시민사회의 의식형성이 필요하다. ‘광주민주화운동 35주년’이 남긴 메시지-지피지기, 득어망전으로 삼고 싶다.


무등일보 zmd@chol.com

<2015. 5. 26.(화) 무등일보-아침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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