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를 말해봐

우린 영상을 보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기획자의 마음과 우리의 마음까지 담을 수 있는 영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곽일진, 오윤주를 만난다.

곽일진 씨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영상으로 담고 싶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현재 자원봉사로 토요일에 하늘마음 청소년센터에서 인성캠프를 영상으로 담고 있다.

오윤주 씨는 영상에 관심이 없었지만 지인의 추천으로 듣게 된 영상제작 수업을 통해 영상의 매력에 푹 빠진 꿈 많은 프리랜서다. 방과 후 교육을 촬영하고 기록하는 미디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영상제작은 나에게...

오 : 사실, 영상제작에 관심이 없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영상제작 수업을 통해 그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영상이란 글을 담아 보여주는 그릇이다. 내 자신을 “일기 쓰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일기를 담는게 영상인 것 같다.

“일기만 쓰는 사람”일 경우 혼자만 앉아 자신을 표현하겠지만 영상제작을 함으로써 일기만 쓰는 사람에서 쓴 일기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이처럼 “일기 쓰는 사람 오윤주”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곽 : 나 또한 윤선생님 처럼 영상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영상을 배우면서 영상제작은 내 삶에 자신감을 안겨 주는 고마운 요소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시민제작영상아카데미를 수강하면서 영상에 대한 내 열정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시간과 열정, 그리고 매번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작업이다.

처음에는 기획, 촬영, 편집이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지만 시민제작영상아카데미를 수강하면서 하나하나 영상 일을 배워 가는게 너무 좋았고, 작품을 완성했다는 자신감과 마음 깊은 곳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영상이 내게 준 감동의 순간들

곽 : 난 다큐를 즐겨 보는 편이다. “로봇다리 세진이”(MBC창사 50주년 특집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이라는 다큐는 다리가 없는 세진이가 기계다리로 수영을 하면서 자신의 장애를 극복해 가는 다큐이다. 또한, 가장 최근에 본 영화중 인도영화 “내이름은 칸(2010.감독 카란 조하르)”이란 영화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칸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영화이다. 이처럼 내가 봤던 최고의 영상은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오 : 곽선생님은 다큐를 즐겨보신다면 나는 로드무비를 즐겨 본다. 기억에 남는 영화는 70년대 제작된 “허수아비(1973.감독 제리 샤츠버그)”란 영화이다. 사실, 허수아비는 도입부분이 굉장히 지루해서 감상하는데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영화였다.(웃음) 하지만, 막상 시간을 내 끝까지 보니 공감이 많이 가는 영화였다.

산업화되어 가는 세상에 소외되어 버린 주인공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의 흐름에 끼지도 못하고 주변의 사람도 믿지 못하고 점점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우연히 길 위에서 한 청년을 만나면서 서로 간에 부딪히며 생기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내가 만든 영상, 만들고 싶은 작품

오 : 광주독립영화협회 2회때 상영된 “설흔(雪痕)”이라는 작품을 기획·촬영·제작 했었다. 17분정도 되는 영화로 장애를 가진 여자, 가난한 뮤지션, 청년 백수 이렇게 30대 3명의 주인공을 하여 어렵지만 아름다운 그들의 인생을 담았다.

곽 : “순자언니의 결혼서약”(KBS 열린채널 11.8.5방송) 이라는 작품을 제작했었다.

7년동안 한결 같은 마음으로 장애를 가진 남편을 대하는 순자언니를 보면서 나는 과연 순자언니처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마냥 아이같은 남편의 투정과 화를 그냥 받아주면서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언니. 그런 한결같은 모습이 내겐 감동이었다. 특히나, 순자언니의 아들과 인터뷰 중에 물어 본 질문 “저렇게 엄마가 아빠를 간호하는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했을 때 “나 같으면 도망쳤을 거예요”라는 답변에 아... 얼마나 순자언니가 힘든 마음을 이겨냈는지 그런 언니의 변하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영상으로 담아보고 싶었다. “순자언니의 결혼서약”에는 순자언니와 형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오 : 올 연말에 광주독립영화협회에서 “오!광주”라고, 다섯 명의 연출자가 20분씩 옴니버스 형식으로 5개작품을 엮어서 만든 영상이 나온다. 오늘 만난 선생님들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 “오!광주” 내용구성은 아직 비밀이다.(웃음) 그때 와서 보시길...

곽 : “아! 그 내용을 영상에 담을 걸”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부부사이가 너무 힘들어 이혼을 하였다가 자녀를 보면서 다시 재혼하여 더욱더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는 이야기, 장애를 가진 아들이 태어나면서 좌절했지만 그런 부정적인 마음에서 벗어나 살아가는 네 아이의 엄마이야기 그리고 사랑하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고 아픈 마음을 이겨내며 인성캠프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미처 주지 못한 사랑을 이 세상의 모든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며 사는 이야기 등. 세상에는 힘들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많이 있다. 이런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영상에 담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세상에는 어려운 사람이 많이 있다. 하지만, 어려움을 거치면 더 강해 진다는 것을 ”

영상으로 꿈꾸는 나의 미래는...

곽 : 광주시청자 미디어센터에서 운영하는 시민영상제작아카데미를 들을 당시 더 배우고 싶었지만 강의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었으면 한다.

오 : 어떠한 특정 목적을 위해서 영상을 가르쳐 주는 수업말고 수강자, 그들만의 위한 형식으로 제작할 수 있고 그 제작한 영상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오 : 영상은 세상을 만나게 해준 나만의 표현 도구이다. “일기쓰는 사람 오윤주”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영상 말고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계속 찾아갈 계획이다.

곽 : 하루하루 할 일이 왜이렇게 많은지, 그런 바쁜 생활 속에 만난 영상은 내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앞으로도 영상에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영상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준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특히, 최경지 강사님과 이순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곽일진은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영상에 담고 싶어하며, 그 영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오윤주는 매일 꿈꾸는 “일기 쓰는 사람” 이다. 영상은 세상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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