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인터뷰

광주 찾은 영국 에든버러 문화전문기자단 3인

에든버러, 세계적인 공연축제가 열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다. 15년 여 동안 수백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국내 최대 히트 문화상품 중 하나인 ‘난타’를 세계에 알린 게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부터였다. 하나의 공연작품이 에든버러에 초대받는 것은 성공을 약속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겨질 만큼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세계적 축제다.

지난 6월 16~21일 에든버러에서 3명의 문화전문기자들이 광주를 방문했다. Universal Arts 소속으로 에든버러 언론계 저명 인사인 페트리샤 맥귀네스(Patricia McGuiness)를 단장으로 현재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아나 번사이드(Anna Burnside)․마크 브라운(Mark Brown) 등 기자단 3명이 광주에 온 것은 광주문화재단이 만들고 있는 ‘자스민 광주’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망월동 5.18국립묘역을 비롯해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비엔날레, 5.18기념재단 등을 방문하고, 광기술원 등 광주의 광산업현장도 취재했다. 기자들은 광주의 문화와 역사, 경제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아직 미완성 상태의 ‘자스민 광주’ 연습장면을 보고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6월 17일, 빛고을시민문화관 별관에서 진행 중인 ‘자스민 광주’ 연습현장을 찾았다. 씻김굿의 한 장면이 펼쳐지는 도중 굿을 진행하는 무녀가 객석의 영국 기자들에게 다가가 뭔가를 터는 시늉을 펼쳤다. 이승의 인연과 업보를 털자는 뜻으로 비쳐진 이 춤 동작에 기자들이 움찔하고 놀라기도 했다.

마크 브라운은 20일 “5.18이라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극과 음악적 요소를 통해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한다.

“광주사람들이 31년이 지난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에 감동받았다”는 페트리샤 맥귀네스는 “‘자스민 광주’는 광주시민들이 지켜온 자부심의 결과물로서 성공이 점쳐진다”고 덕담했다.

아나 번스타인은 “에든버러 축제의 공연 작품 30% 이상이 코미디여서 ‘자스민 광주’와 같은 내용이 페스티벌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좀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브라운은 “영국이 한때 세계적인 국가이긴 했지만 지금은 한국이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경제․문화적 성장을 이룬 것 같아 부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정부와 광주광역시가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한다는 정보에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광주문화재단이 제작한 브랜드공연 ‘자스민 광주’는 5.18 희생자의 영령이 중동민주화운동(자스민혁명)의 희생자를 위로하고, 화해와 상생의 뜻을 전하는 복합무대공연작품.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에든버러 시장의 특별초청을 받아 오는 8월 13~17일 EICC(에든버러 인터내셔널 컨퍼런스센터)에서 36명의 출연진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탈리아 프리울리 모자이크 장인 차화선․라우라 카라로

“모자이크라는 서양적 예술기법과 단청이라는 동양적 미를 접목한 공동작업이라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만족스럽습니다.”

지난 7월 1일부터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시작된 제2회 이탈리아 프리울리 모자이크 작품전 및 워크숍 강사로 초청된 모자이치스타(모자이크 장인) 차화선 씨와 라우라 카라로 씨. 90년 전통을 가진 세계 유일의 모자이크 전문학교인 프리울리 모자이크 학교 마스터 과정에 재학중인 차 씨와 작가로 활동 중인 라우라 씨는 유럽 전통 모자이크 제작 기법 전수 및 공동 창작작업을 위해 지난 2일 광주를 찾았다.

두 사람은 현재 이탈리아에서 현대적인 새로운 기법과 재료의 시도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모자이치스타다. 라우라 씨는 평면에서 벗어나 설치작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차 씨는 거울을 재료로 이용하거나 재료 패턴을 정사각형이 아닌 삼각형 등으로 다양화시키는 실험적 모자이크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4일부터 사흘 동안 지역작가 10명과 함께 이론교육 및 제작지도 수업을 진행하며 한국전통 단청문양을 모자이크로 재현한다. 이번에 처음 단청문양을 접했다는 라우라 씨는 “기하학적이고 수학적인 문양과 선명한 채도의 색상조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단조로운 색상을 가진 유럽의 건물들에 활용할 수 있을만한 좋은 디자인 소재”라고 말했다. 동양인들의 손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다는 그녀는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차화선 씨는 동국대에서 불교조각을 전공한 뒤 가장 서양적인 예술기법인 모자이크를 배운 독특한 케이스다.  ‘마르뗄리나(망치)’와 ‘딸리올로(받침대)’만을 이용해 정사각의 재료를 깨고 다듬어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조각과 흡사했고, 강렬하고 다양한 색채와 더불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재료 자체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는 “서양 모자이크 역사는 기원전 3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고고학적인 자료로서 보존성도 뛰어난 장점이 있다.”고 설명하고 “개인적으로 김홍도 등 우리나라의 중요 예술작품이나 탱화 등을 모자이크로 제작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공동작업을 통해 완성된 가로 20, 세로 60㎝ 크기의 단청문양들은 빛고을시민문화관 앞 가로등 일곱 개에 부착, 아름다운 밤풍경을 연출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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